안녕하세요?
최근에도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포괄임금제에 대한 나름대로 의미 있는 대법원 판결이 공개되어 이를 알아보려고 합니다. 포괄임금이나 통상임금에 대한 부분 역시 꾸준히 포스팅했던 내용이라 법리적 해석은 어떻게 되었는지 참고할 수 있는 사례인 듯싶습니다. 소송이 있었던 곳은 삼성SDI이고 쟁점이 있던 부분이 월급제나 연봉제 직원들에게 흔하게 적용 되고 있는 고정OT에 대한 부분이니 이와 유사한 형태인 회사들에겐 참고할만한 사례가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1. 고정OT는 통상임금이 아니라는 판결 내용
대법 2020다224739, 선고일자 : 2021.11.11
판결요지
1. 어떠한 임금이 통상임금에 속하는지 여부는 그 임금이 소정근로의 대가로 근로자에게 지급되는 금품으로써 정기적·일률적·고정적으로 지급되는 것인지를 기준으로 그 객관적인 성질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소정근로의 대가라 함은 근로자가 소정근로시간에 통상적으로 제공하기로 정한 근로에 관하여 사용자와 근로자가 지급하기로 약정한 금품을 말한다. 근로자가 소정근로시간을 초과하여 근로를 제공하거나 근로계약에서 제공하기로 정한 근로 외의 근로를 특별히 제공함으로써 사용자로부터 추가로 지급받는 임금이나 소정근로시간의 근로와는 관련 없이 지급받는 임금은 소정근로의 대가라 할 수 없으므로 통상임금에 속하지 아니한다. 소정근로의 대가가 무엇인지는 근로자와 사용자가 소정근로시간에 통상적으로 제공하기로 정한 근로자의 근로의 가치를 어떻게 평가하고 그에 대하여 얼마의 금품을 지급하기로 정하였는지를 기준으로 전체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2. 다음 사정들을 앞의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이 사건 고정시간외수당이 소정근로에 대한 대가로 지급된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
① 피고는 1994.3.경 이전까지 시급제 근로자와 달리 월급제 근로자에게는 실제 평일 연장·야간근로시간을 별도로 산정하지 않은 채 기본급 20% 상당액을 ‘시간외수당’으로 지급한 것으로 보인다. 이와 같이 지급된 ‘시간외수당’이 월급제 근로자의 소정근로시간에 통상적으로 제공하기로 정한 근로의 대가라고 볼 만한 자료를 기록상 찾을 수 없다.
② 조기출퇴근제 시행기간 동안 위 ‘시간외수당’의 명칭이 ‘자기계발비’로 변경되었으며 시급제 근로자에게도 같은 명칭의 수당이 지급되었다고 하더라도, 같은 기간 동안 시급제 근로자들에게는 평일 연장·야간근로에 대한 별도의 법정수당이 지급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월급제 근로자들에게 종전과 마찬가지로 지급된 ‘기본급 20% 상당액의 수당’의 성격이 소정근로의 대가로 변경되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③ 조기출퇴근제 폐지 이후에는 ‘기본급 20% 상당액의 수당’이 월급제 근로자들의 평일 소정근로시간을 초과하여 제공하는 근로에 대한 대가로서 지급되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④ 피고가 이 사건 고정시간외수당을 신규채용자·퇴직자 등에게 일할 계산하여 지급하였다는 등의 사정만으로 위 수당이 소정근로의 대가로서 지급되었다고 단정할 수도 없다.
2. 통상임금을 바라보는 대법원의 기준
- 이번 대법원 판결 역시 통상임금에 해당 여부를 꾸준히 동일한 판단 기준을 언급하는데요.
- 소정근로의 대가성
- 정기성
- 일률성
- 고정성
이 부분을 매번 언급이 되었는데요. 결국은 이 모든 조건을 부합해야지 통상임금으로 볼 수 있습니다.
고정OT의 경우 소정근로를 초과한 시간에 대한 대가로 지급하는 금품이기에 소정근로와는 무관하게 지급하는 수당으로 소정근로의 대가성이 부인되면서 결국 통상임금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판시한 것으로 생각됩니다.
3. 소정근로의 대가성은 기본 전제
- 통상임금을 판단하는데 정기성, 일률성, 고정성을 최근 많이 주목하고 있습니다. 그중에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 이후 고정성에 대한 개념에 많이 집중하게 된 경향이 있었는데요.
- 하지만 정기성, 일률성, 고정성을 판단하기전 더 중요한 건 판단해야 하는 금품 혹은 수당이 소정근로의 대가라는 전제가 있어야 판단해야 합니다. 과거에는 통상임금 판단의 조건 중 가장 상단에 있던 부분이 소정근로의 대가성인데요. 이 부분을 충족하지 않는 연장근로, 휴일근로수당 등은 통상임금으로 볼 수 없습니다.
- "회사가 고정시간외수당을 신규채용자, 퇴직자 등에게 일할계산해 지급했다는 사정만으로 이 수당이 소정근로의 대가로서 지급됐다고 단정할 수 없다"라고 하고, "그런데도 고정시간외수당이 소정근로의 대가로 통상임금에 해당한다고 본 원심은 잘못"이라고 판시했다고 합니다.
- 해당 고정OT는 시간이 아닌 기본급의 20%라는 고정금액을 지급하는 형태로 지급되어 논란이 되어 법적 판단을 받은 것으로 생각되지만, 해당 수당이 결국 의미하는 것이 시간외수당의 성격으로 지급되었다면 정기성, 일률성, 고정성이 있다고 해도 소정근로의 대가가 아니기 때문에 통상임금이 아니라고 판시한 건 아닌가 생각됩니다.
4. 마치며…
- 이번 고정OT의 통상임금 불인정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지만 그래도 이번 삼성SDI 판례로 인해서 아마도 고정OT에 대한 통상임금 불인정이라는 인식은 높아질 것으로 생각됩니다. 상여금의 통상임금 판결 이후로 정기적이고 일률적이고 고정성이 있는 수당들의 소송에도 영향을 미칠 듯싶습니다.
- 그리고 이번 판례로 느낄수 있는 점은 대법원의 판결은 1심, 2심 보다는 보다 기존의 판례를 보수적으로 접근한 듯 싶습니다. 1심, 2심은 고정OT의 통상임금을 인정했지만, 대법원은 기존에 계속 언급됐던 원칙을 하나 하나 나열하면서 최근 집중하고 있던 정기성, 일률성, 고정성뿐만 아닌 소정근로의 대가성 역시 중요한 판단 기준으로 '모든 조건에 부합해야 통상임금이다.'라는 기준을 다시 한 번 판단한 것으로 생각됩니다.
- 고정OT의 경우 통상임금으로 인정하게 되는 경우에는 특히 실제 통상임금의 고정시간수로 고정OT를 지급하는 경우에는 끝 없이 통상임금과 고정OT 올라가는 치명적인 문제도 있습니다. (통상임금>고정OT>고정OT만큼 증가된 통상임금>증가된 고정OT>더 증가된 통상임금>더 증가된 고정OT…)
- 하지만 고정OT를 그냥 단순히 100,000원 혹은 200,000원으로 설정하고 명칭 역시 시간외수당과 관계없는 수당을 사용할 경우엔 해당 판결과 다른 상황이 나올 가능성 역시 염두할 필요가 있습니다. (판례는 조심스럽게 참조해야 하며, 실질적인 상황과 조건이 모두 동일한지가 중요합니다.) 해당 판결에서 요약본에는 언급이 없지만 주된 쟁점인 월급제가 아닌 시급제 근로자에게 지급된 고정시간외수당은 통상임금에 해당한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혹시나 시급제, 일급제 근로자에게 실제 연장근로, 휴일근로, 야간근로수당을 지급함에도 불구하고 고정OT성격으로 지급되는 경우는 또 다른 상황이 될 수 있으니 이 부분은 유의하시길 바랍니다.
통상임금 및 포괄임금제에 대한 도움이 될만한 포스팅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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